활용사례

공공데이터포털 > 활용사례 > 기업탐방 인터뷰 상세보기

기업탐방 인터뷰

공공데이터를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의
인터뷰 내용을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장애인도 여행할 권리가 있어요…당연하게도”
 장애인 특화 여행 상품 제공 업체 ‘어뮤즈트래블’ 오서연 대표 인터뷰 



2004년 개봉한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여자 주인공 ‘조제’는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다. 인생의 대부분을 집 안에서 보낸 그녀의 소원은 남자친구와 ‘호랑이’를 보러가는 것. 남자 주인공(츠네오)은 조제를 유모차에 태운 채 호랑이가 있는 동물원으로 ‘여행’을 떠난다. 심해 속 ‘물고기’처럼 좁고 어두운 집 안에서만 유영해 온 조제가 바다 밖에 나오기 위해 필요한 건 유모차, 그리고 이 유모차를 끌어줄 남자친구였다.

이렇게 ‘멜로’를 빼고 지극히 현실적 시선에서만 바라보면 장애인 대부분은 조제와 비슷한 처지다. 누구나 이동하고, 여행할 권리가 있지만 장애인에겐 ‘유모차’나 ‘남자친구’ 같은 보조 수단이 필요하고, 이는 이동과 여행을 어렵게 만드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그래서 장애인 각각의 특성을 고려한, 장애인에 특화된 여행 상품이 필요하고 이것이 창업의 이유가 됐다는 오서연(만 37세·사진) 어뮤즈트래블 대표를 만났다.


 

지난해 오 대표가 설립한 어뮤즈트래블은 장애인이 더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소셜벤처다. 시각장애인에겐 냄새와 소리가 좋고 만지는 재미가 있는 여행 코스를, 발달장애인에겐 함께 몸을 부대끼며 체험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는 등 장애인 각각의 특징을 고려한 여행 패키지를 개발·판매하고 있다.  “기존 대형 여행사들도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요. 비장애인 대상의 여행 상품을 개발해오던 방식 그대로 장애인 여행 시장을 접근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저희는 처음부터 장애인에 특화해 상품을 개발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좀 더 잘 맞는 여행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어뮤즈트래블의 또 다른 강점은 ‘데이터’다.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장애인 편의시설 정보 및 자체적으로 누적·확보한 이동 정보 등을 고객에게 제공해줌으로써 장애인 여행의 가장 큰 장애물인 이동권 문제를 개선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오프라인 자료 형태인 이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제공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며, 휠체어 내비게이션·지도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창업 전 오 대표는 국내 한 대기업 계열사에서 기획·관리 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했다. 학창시절엔 경제·경영학을 배웠다. 다른 사람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삶을 살던 그의 눈에 ‘장애인의 불편’이 들어온 건 봉사 활동차 우연히 찾아간 미얀마에서였다.

“싸이클론으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한 미얀마를 봉사 활동차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 미얀마 정부가 쓰레기장 근처에 임시로 지은 오두막으로 이재민들을 몰아넣었는데, 한 오두막에서 하반신 마비 장애인 한분이 기어 나오는 것을 봤죠. 이들의 불편한 삶도 충격이었지만 더 큰 충격은 제가 그때껏 한 번도 장애인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는 사실이었어요. 그 경험 이후에 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죠.”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 까닭에 어뮤즈트래블이라는 기업 이름 앞엔 ‘소셜벤처’란 단어가 종종 붙는다. 오 대표 스스로도 ‘장애인·노인 등 여행 약자 뿐 아니라 비장애인도 함께 할 수 있는, 모두가 즐거운 여행’을 중요한 사업 모토로 삼고 있고, 관련 상품도 마련해 놓는 등 사회적 가치 실현에 주안점을 둔다. 다만 수익적 측면에서 회사를 바라보는 오 대표의 관점은 명확하다. 사회적 가치 실현과는 별개로 사업 모델 자체만으로도 어뮤즈트래블의 강점 및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는 것.

“옛 직장에서 사업관리·기획 파트를 담당해왔던 터라 비즈니스적인 고민을 많이 했고, 사업을 고도화하는 문제도 신경을 많이 써왔어요. 어뮤즈트래블도 마찬가지에요. 장애인을 철저히 고객 입장에서 봤을 때 이들의 니즈가 명확하냐, 저희의 솔루션이 제대로 갖춰졌느냐를 명확히 살펴봤고, 그 결과 충분히 시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장애인에게 좀 더 편리한 여행을 통해 그들의 불편한 삶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사업적인 성공도 거두고 싶다는 김 대표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250만명 가량인 국내 장애인 숫자만 놓고 보면 시장 크기에 의문부호를 달 수 있지만 이들을 둘러싼 제반 환경을 살펴보면 조금 다른 분석이 나올 수 있다.